본문 바로가기
사는이야기

조강지처

by -한우물 2008. 5. 28.

조강지처     (糟:지게미 조 糠:겨 강 之:갈 지 妻:아내 처)

지금 중년인 세대들은 부모님의 말씀을 거스르거나 거역하여 행동하지 못했다. 결혼의사도 부모님의 승낙여부에 따라서 결정되었다. 집안에 어르신들은 상대방 집안의 가풍을 보고서 양가의 결혼을 허락했다.

남자나 여자나 성인이 되면 자신의 삶을 영위하기 위하여 부모님 곁을 떠나서 화목한 가정을 꾸린다. 사고방식이나 생활습관이 다른 남녀가 만나서 새로운 가정을 꾸릴 때 친지와 이웃을 초대하여 성대하게 혼례의 의식을 치룬다. 부모님의 손길을 떠나서 화목하고 평안하게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출산하여 완전한 가정을 이루도록 어르신들은 도와주는 역할인 것이다. 어렵고 힘든 일상생활에서 스스로의 앞날을 개척하고 이루어서 평화로운 가정이 되기를 소망하는 아름다운 풍속이다.

통속적으로 사용하던 일반적인 주례사에 꼭 끼었던 말은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잘 살라.’는 것이다. 늙어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세상의 힘든 풍파를 헤쳐나가 풍요롭고 행복한 가정을 기원하는 의미로 새로운 가정을 꾸미는 신랑신부에게 힘을 주는 말씀이었다. 그만큼 세상살이가 호락호락하지 않기에 부부의 믿음으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것이다.

먹고사는 문제에서 생활이 풍족해지고 사회는 급변하여 이혼하는 사람들이 해마다 늘어간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언론 매체를 통하여 보도된다. 10년 전만해도 이혼은 가문에 먹칠을 한다고 이웃에게 알려질까 쉬쉬했는데 지금은 떳떳하게 자신을 표현하고 재혼도 자연스럽게 한다.

유교적 사회도덕관으로 통하던 ‘칠거지악’을 만들어서 남편이 부인을 내치는 사유는 1.시부모에게 순종하지 않는 것 2.자식을 낳지 못하는 것 3.행실이 음탕한 것 4.질투가 심한 것 5.나쁜 병이 있는 것 6.말이 많은 것 7.도둑질하는 것 등이다.

이에 반하여 칠거사유가 있는 아내라도 내쫓지 못하는 3가지 조건이 있다. 1.아내가 갈 곳이 없는 경우 2.부모의 삼년상을 함께 치렀을 경우 3.장가들 때 가난했다가 그 후로 부귀하게 된 경우이다.

조선시대 말까지는 이혼할 사유가 없이 이혼한 자는 장 80형으로 다스렸다.

70년대까지 우리나라 현실은 먹는 문제가 일상생활에서 가장 커다란 문제였다. 당시 경제개발 5개년 개획과 맞물려서 박정희대통령은 학자들을 시켜서 수확을 많이 내는 쌀을 품종개발을 하도록 지시했다. 그렇게 개발된 ‘통일벼’는 수확량은 일반벼의 배가 되었지만 밥맛이 없고 끈기가 없어 별다른 인기를 끌지는 못했지만 식량자급의 길을 열었다.

힘든 보릿고개를 넘어서면서 생활은 윤택해지고 문명의 이기도 늘어 아날로그 세대에서 디지털 세대로 사회는 변해왔다.

직위가 높아지거나 부자가 되어도 고생고생하면서 가정을 일구어온 우리 부모님 세대. 그렇기에 조강지처를 내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고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살아오신 것이다.

 

(糟:지게미 조 糠:겨 강 之:갈 지 妻:아내 처)

 

'사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충일 태극기  (0) 2008.06.06
예쁜 항아리모음 2탄  (0) 2008.05.28
예쁜 항아리 모음집 1탄  (0) 2008.05.27
손가락이 아파서 잠을 잘 수 없어요.  (0) 2008.05.20
예쁜 항아리 모음  (0) 2008.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