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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신문기사내용

추억속의 빨간내복

by -한우물 2008. 5. 16.

우리나라가 새마을운동을 거쳐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경제성장을 이루는 과정 중에서 빨간 내복이 선물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던 시절이 있었다.

나름대로 학업을 마치고 사회에 진출해 직장을 마련하고, 첫 월급봉투를 받으면 제일 먼저 낳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께 속옷을 선물하여 드렸는데, 그 선물이 빨간 내복이었던 것이다.

당시 다른 색 내복도 있었지만 빨간색이 각광받았던 이유는 개발도상국이었던 우리나라 염료 및 염색 기술과 관계가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당시에 가장 먼저 나온 색상이 빨간색이며, 사람들의 눈에 가장 잘 띠는 색상이기도하다.

당시의 겨울은 지금보다도 휠씬 춥기도 했는데, 내복은 고급품으로 자식들 선물인 빨간 내복은 부모님에게는 큰 자랑거리였다. 그런 기억을 장년층에는 있을 것이다.

부모님들은 자식들이 선물하여준 빨간 내복을 밖으로 드러나도록 입으면서 친구들이 관심을 가지게 하였다. 누가 사주었냐고 물기라도 한다면 아들, 딸이 사다준 것이라며 그것만으로도 자식 잘 키워서 호강하는, 즉 효자, 효녀를 두었다고 친구들에게 열변을 토하시면서 자랑을 하시던 모습이 선하게 떠오른다.

6~70년대에는 런닝의 색상은 보통 흰색이었으며, 내복은 빨간 색으로 누구나 공통적으로 선택의 여지없이 입고 다니었던 옷이다. 그 당시로서는 지금의 속옷처럼 패션이 아닌 기능성으로 몸을 따뜻하게 보온해주는 단순한 역할을 하였던 것이다.

지금은 다양한 색상이나 가벼운 옷감으로 4~50대 장년층을 소비자층으로 소비량을 늘리기 위해 이전의 빨간 내복이 아닌 속옷에 건강 개념을 접합시켜 다양한 상품으로 장년층에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 특히 건강을 생각하는 현대 생활에 맞도록 우리 몸에 좋다는 황토내의, 참숯내의, 세라믹내의, 옷감에 옥이나 은을 집어넣어 건강에 좋다는 다양한 내복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도시는 아파트로 변하고 박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내복을 착용하고 다니는 사람이 점차 줄어들어가고 있다. 특히 젊은 20~30대는 옷 모양이나 매무새가 나지를 않아서 대다수의 내복을 입지 않거나 간편한 내복 스타일의 가벼운 스타킹을 선호하고 있다. 한 겨울에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면 어르신들은 작년에 입으시었던 내복을 꺼내 입으시면서 또 한해가 가는걸 아쉬워하며 한해를 마무리 하신다. 내복을 입으면 따스하게 체온을 덥혀주어서 어르신들은 내복을 입어야 외부 활동을 하시는 활동복이기도하다.

추억속의 빨간 내복이 60, 70년대에 서민들의 선풍적인 사랑을 한 몸에 받았듯이 지금도 내복을 입으면 유가인상과 경기침체로 에너지를 절약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국력에도 일조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417호]
노원신문 417호 김상순의 생활의 발견에 연제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