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피서지를 찾아 강으로, 바다로, 산으로!!! 인파 속에서도 지친 일상 탈출을 꿈꾸며 피곤한 영혼을 쉬게 하고 생활의 활력을 찾아서 모두가 길을 떠나는 여름이다. 이런저런 모임에서 회원들끼리 관광차 여기저기 산으로, 강으로 다니긴 했지만, 아이들 다 크고 나서야 ‘피서’라고 이름할만 한 여행을 해보지 못했다. 번거롭기도 하고, 거기가 거기 같고, 식구들끼리 일정 맞추기도 까탈스럽고. 그러던 중 우연히 잠시 잊고 살았던 도봉, 북한, 관악산과 더블어 서울의 4대 명산 중의 하나인 수락산 끝자락의 돌메골을 만나면서 피서가 따로 없음을 실감케 하였다.
수락산도로로 상계3동과 5동을 사이에 두고 계곡물이 흐르는 돌메골에 자리잡은 ‘돌메가든(이홍근 933-2003)’의 자연 속에 묻혀서 식사를 하는 중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들리는 곳에서의 찌들었던 하루의 피로를 날릴 수 있었다. 뜨거운 태양을 가려주는 자연의 숲속 계곡, 청설모 자유롭게 나무위로 줄타기하듯 먹이를 찾아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자연의 싱그런 풀내음이 콧등을 스쳐 지나고, 바람은 소리없이 산을 넘어 계곡을 넘나들며, 구름은 산 능선에 걸려있어 수시로 비를 뿌리며 지난다. 산사의 풍경소리가 들리는 듯 고요 속에 여름 풀벌레 소리가 자연과 어우러져 조용히 들린다. 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진 숲속에서 아름다운 이야기를 나누며 여름을 이기는 방법을 깨달은 것 같다. 몇 걸음 앞에는 아파트가 커다랗게 괴물처럼 서있지만, 몇 발자욱 뒤에 숨어있는 조용한 쉼터를 만날 수 있음이 신기하기도 하였다. 37년간을 노원에 살면서도 사람들이 등산가는 길만 알았지 이런 장소가 있음을 모르고 살았다는 사실에 더욱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게 하였는지 모른다. 더위를 식혀주는 산바람을 맞으며 이름 모를 야생화를 친구삼아 잠시 걸어보는 계곡물은 얼마나 시원한지 얼음물처럼 오랫동안 손을 담글 수가 없었다. 산들바람 불어오면 계곡의 자연의 바람을 가슴으로 받으며 깊은 상념에 잠기어 나만의 그림을 그려본다. 더위에 지칠 때 언제든 달려와서 볼 수 있고 ,더위를 식히면서 자연을 가슴으로 느끼며 지친 영혼을 달랠 수 있는 시원한 곳이다. |
노원신문 김상순의 생활의 발견[412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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