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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신문기사내용

올림픽 금메달의 역사, 노원에 다 있다

by -한우물 2008. 12. 1.

 
 
 선수도, 주민도 이전 반대 운동 불 지펴

올림픽 금메달의 역사, 노원에 다 있다

선수촌, 국제사격장, 스케이트장 이전준비

서울여대와 삼육대학교가 있는 공릉산은 조선시대 왕과 왕비의 능 2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스포츠의 올림픽 금메달 도전 역사가 있다. 1966년 자리를 잡은 대한체육회 태릉선수촌뿐만 아니라 국제종합사격장과 국제스케이트장 등 2개의 경기장과 한국체육박물관과 체육과학연구원이 있다.

▲ 이존논의가 다시 거세지는 태릉선수촌
하지만 국민들의 뜨거운 성원으로 금메달 13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8개로 종합성적 세계 7위의 위업을 달성한 베이징올림픽을 마지막으로 모두 철거되어 조선시대 왕들의 공간으로 바뀔 처지에 놓여있다.

지난해 말로 철거될 뻔 했던 태릉국제사격장 입구에는 진종오선수의 금메달 환영 현수막과 나란히 ‘42회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없이 88서울올림픽이 가능했나?’ ‘세계가 알아주는 태릉국제종합사격장 폐쇄가 웬말이냐?’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문화재청이 조선왕릉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왕릉복원을 위해 지난해 10월 사격장을 폐쇄했다. 서울의 유일한 사격장이고, 사격의 메카인 태릉사격장을 대체할 시설이 없다는 사격관련 단체와 선수들의 반발에 3개월만에 재개방되었지만 올림픽이 끝나면 폐쇄하기로 대한사격연맹은 문화재청과 합의했다. 진종오선수는 기자회견에서 “솔직히 태릉사격장이 낡은 시설이지만, 그나마도 없으면 서울에서 사격 연습을 할 곳이 없다”며 “정부에서 진지하게 검토를 했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자 역도 75kg 이상급에서 인상(140㎏) 용상(186㎏) 합계(326㎏) 등 3개의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스포츠과학을 통해 단점을 확실히 알고 조금씩 보완한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 장미란 선수가 11월 고양에서 열릴 아시아역도클럽선수권대회를 위해 31일 태릉선수촌에 돌아왔다.

연인원 1300여명을 수용하며 각종 대회에 국가대표로 나서는 선수들을 길러내는 태릉선수촌도 2010년, 늦어도 2012년까지는 이전해야 한다. '세계문화유산등재'라는 문화적 논리 아래 지난 40여 년 동안 한국스포츠의 요람이 되었던 태릉선수촌이 존폐위기에 놓이게 된 것이다.

선수촌내 여자국가대표선수들의 숙소로 리모델링 예정인 감래관의 공사를 막았던 문화재청은 지난해 12월 양궁 박성현, 쇼트트랙 안현수 등 190여명의 국가대표 선수들이 시위에 나서 부상까지 당하는 수모 끝에 겨우 공사를 승인했다. 

이에리사 촌장은 “선수촌이 단순히 선수들을 고립된 공간에 가둬 두고 훈련시키는 곳이 아니라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서울 시내에 위치한 태릉선수촌이 갖고 있는 지리적 이점을 결코 여타 선수촌으로는 대체할 수 없다고 지적이다.

선수촌이 이전하면 선수들의 경기력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스포츠 과학의 산실인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도, 스포츠의 역사를 수장하고 있는 한국체육박물관도 따라서 이전하게 된다.

대한민국 스포츠 역사 40년의 꿈과 눈물이 서린 공릉동은 최근 동명을 ‘올림픽동’으로 개칭해 금메달의 역사를 이어가려 하고 있으나 선수촌 이전과 함께 이마저도 허사가 될 위기이다. 이에 주민들은 서둘러 동명개칭 서명운동을 벌이는 한편 태릉사격장폐쇄 대책위를 구성해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태세다.

현경병의원은 “문화공간을 위해 크레이사격장은 철거한다 하더라도 종합사격장은 제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원신문 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