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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신문기사내용

째깍째깍 시계수리점

by -한우물 2009. 4. 5.

 

 

째깍째깍 시계수리점

요즘은 사람들을 만나봐도 손목에 시계를 차고 다니는 경우가 참 드물다. 간혹 있는 경우는 이름도 화려한 수입명품인 경우이고, 모양도 묵직스럽다. 기성세대와는 달리 젊은층에서는 종종 악세사리 장식용으로 패션시계를 차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시계의 용도가 달라지고, 시간의 개념이 달라진 것 같다. 

예전에는 집안 벽에 걸어두는 괘종시계와 차고 다니는 손목시계가 있었다.

괘종시계는 어르신들은 불알시계라 부르기도 하였다. 시계 밑으로 둥그런 추가 달려 있어서 좌우로 움직임을 반복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르신들이 할 일없이 동네를 왔다 갔다 하면 ‘너는 시계 불알마냥 돌아 다니냐?’고 퉁박을 놓기도 했다. 괘종시계는 정시가 되면 덩~덩~ 종을 울려서 시간을 알려주기도 했다. 괘종시계는 태엽을 돌려서 감아주어 시계밥을 주어야 바늘이 돌아가는 수동식이 대부분이었다. 태엽이 다 푸리면 시간도 늦게 갔다. 

지금은 그런 경우도 없어졌지만 예전에는 길을 걸어 가다가도 ‘아저씨, 지금 몇 시예요?’하고 물어보는 경우가 심심찮았다. 공공기관에서는 가정용의 몇 배나 되는 커다란 괘종시계가 걸려 있었다. 청량리역 같은 광장에는 시계탑이 커다랗게 있어서 기차여행을 가려는 사람들의 만남의 장소이기도 하였다. 일반적으로 눈에 가장 잘 띠는 장소에 시계탑이 있어서 약속을 하고 만나는 장소로 정하기에는 시계탑이 최고의 각광을 받는 장소였던 것이다.

손목시계도 귀해서 학창시절에는 몇 안 되는 아이들만 차고 다니는 귀중품이었다. 체육시간에 모두들 체육복으로 갈아 입고나면 유난히 손목에서 빛나게 반짝이는 시계를 차고 있는 아이들은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였다. 70년대 최고의 명성을 구가하던 제품 중에는 세이코, 시티즌, 오리엔트 같은 시계회사들이 지금도 존재하는지 조차 모르고 살고 있다.

중학교 다닐 때 아버지가 차고 다니시다 새로운 시계를 사신 후 헌 시계를 아들에게 물려주면 백반으로 쇠줄에 낀 때를 깨끗하게 닦아 제거한 후 학교에 가서 친구들에게 자랑삼았다. 그렇게 들뜬 그 기분은 몇 달이고 지속되었다. 친구들이 지금 몇 시냐고 물어보기를 내심 기다리기도 하던 시절이다.

손목시계도 태엽을 감아서 시계밥을 주어야만 가는 제품이라서 아침에 일어나면 열심히 시계태엽을 감아 밥을 주고 다녔다. 길거리를 걸을 때 손을 흔들면서 걸으면 자동으로 시계밥을 주는 역할을 하던 고급시계도 있었다. 지금은 건전지가 보편화되어서 대부분이 얇고 둥근 모양의 건전지를 사용하고 있다.

중고 시계라도 차고 다닐 때면 고장도 잘나서 시계수리점에 가서 고쳐서 사용하였다. 시계 수리점은 동네마다 지금의 슈퍼처럼 많이 있었다. 시계수리점 아저씨가 고치기 위하여 둥근 모양의 돋보기를 눈에 끼우고는 움직이는 시계 안을 들여다보시면서 작은 부속을 교체하는 걸 지켜보는 나는 신기하기도 했었다.

예전에는 전당포라는 곳이 있어서 돈이 필요하면 귀중품을 담보로 맡기고 잠시동안 돈을 빌려 사용하고 돈이 생기면 갚고 맡긴 물품을 돌려 받았는데, 시계도 전당포에서 받아주었던 귀중품이었던 것이다.

지금은 너도나도 가지고 다니는 핸드폰에 기본적으로 시계기능이 있어서 정확한 시간을 위성에서 발사하는 전파로 똑같은 시간으로 전송되기에 정확한 시간을 쉽게 알 수 있는 생활의 편리한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노원신문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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