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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신문기사내용

하늘높이 날자! 연날리기

by -한우물 2009. 6. 3.

하늘높이 날자! 연날리기 

‘동네 꼬마 녀석들 추운 줄도 모르고 언덕위에 모여서 할아버지께서 만들어주신 연을 날리고 있네’ 라이너스의 ‘연’이라는 대중가요를 7080세대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가요에서처럼 그 시절 우리 생활 깊숙이 추억으로 남아 있는 게 연날리기였다. 오랜 옛날부터 전승되어 내려오고 있는 연날리기는 안해 본 아이가 없을 정도로 유행하던 전통놀이 문화였다.

지금도 명맥은 이어지고 있어서 동네 문방구에 가보면 기성제품으로 다양한 연이 있어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예전에는 창호지같은 종이로만 연을 만드는 줄 알았는데 요즘엔 비닐 종류로 된 연까지 나오며, 그림 문양도 인쇄하여 시판되고 있다.

 겨울철이면 연을 만들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직사각형으로 된 방패연과 가오리연을 가장 많이 사용했는데 내가 제일 좋아했던 연은 방패연이었다.

지금처럼 문방구에서 구입하여 놀던 놀이가 아니라 집에서 직접 만들었다. 방패연을 만들기 위해서 동네를 돌아다니며 대나무를 구해오면 머리살, 허리살을 만들기 위해 방안에서 아버지가 칼로 잘 다듬어 주셨다. 대나무살은 다듬는데 마디가 없는 것을 사용해야 중심을 잘 잡을 수 있기에 다듬을 때도 아버지는 세심하게 손질하신다.

한지를 직사각형으로 오린 뒤 접어서 대나무살을 붙이는 부분을 표시하여 한지를 둥근 모양으로 오려둔다. 연 모양이 갖추어지면 방패연의 둥근 부분위에는 태극 문양을 크레용으로 그려서 꼬리까지 달고 나면 들판이나 학교 운동장으로 나갈 준비는 끝이 난다.

연줄은 지금처럼 나일론실이나 화학사가 아니라서 연싸움을 위하여 풀을 먹인 명주실을 사용했다. 연실을 감았다 풀었다 하는 얼레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네모얼레를 많이 사용했다. 풀었다 감았다 반복적으로 할 때는 네모얼레보다는 육각이나 팔각얼레가 편했으나 만들기가 힘들어서 네모얼레를 대부분 사용했다.

연을 날릴 때면 바람이 적당히 불어야 한다. 바람이 불지 않으면 연싸움도 하지 못하기에 세찬 겨울바람이 불어야만 가능한 놀이였다. 바람이 없는 날이면 친구가 연을 들어 날려주고 나는 앞으로 달려 나가면서 연을 하늘 높이 날리기 위하여 열심히 들판을 달리던 기억도 새롭다.

연을 잘못 만들면 날지도 못하고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쳐 연이 찢어지거나 모양이 뒤틀려져 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아주 잘 만들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아주 작게 보이도록 높이 나는 연을 보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연이 높이 날면 탄성을 지르면서 들판을 이리 저리로 뛰어 다녔다. 

연날리기를 잘하는 아이들은 연싸움을 한다. 연줄을 서로 비비다보면 끊어진 연은 어디론지 사라져 버린다. 이때 승자는 어깨에 힘이 들어가 개선장군처럼 아이들이 선망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던 기억이 난다. 정초엔 끊긴 연이 주인의 액을 가지고 하늘로 날라 갔다고 하였고, 그래서 이긴 연의 주인도 나중엔 연줄을 놓아서 액을 하늘로 날렸다. 새해는 항상 복된 날만 있기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겨울철엔 정말 추운 줄도 모르고 연날리기로 들판을 뛰어다니던 예전 추억이 지금도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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